트렌디한 헤어스타일를 한 서상원 HR 디렉터의 첫인상은 HR담당자 보다 패션 종사자에 가깝다. 실제로 서 디렉터의 자기개발 비법 중 하나가 유행에 대한 지속적 관심인데 이는 W서울 워커힐호텔의 인재상을 구현하는 HR 디렉터로서의 솔선수범이기도 하다.
''W'란 브랜드는 재미있고 재치있고 따뜻하며 환영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며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최우선적으로 강조합니다. 트렌드가 자주 바뀌는 호텔업에서는 빠른 변화에 민감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민첩한 인재가 필요하죠.'

독특한 개성, 탤런트에 대한 믿음
타 기업에서는 핵심인재에게나 사용되는 '탤런트'가 여기서는 일반 직원을 지칭하는 단어다. 개개인의 잠재력을 인정하는 탤런트란 단어 속엔 여러 규율 등으로 정제되기보다 각자의 끼를 맘껏 발산하라는 개성존중 정신이 담겨있다. 이 때문에 정해진 틀과 외형에 얽매인 지원자는 채용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채용 후에도 용모에 대한 특별한 제한이 없어 염색을 하거나 수염을 기를 수 있으며 여성들은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귀걸이를 착용할 수도 있다.
'2대8 가르마로 표상되는 획일적인 호텔서비스 스타일이 아닌 톡톡 튀는 인재에 집중합니다. W브랜드의 특성과 열정 포인트인 패션-뮤직-디자인을 고객과 함께 즐길 수 있고, 고객에게 우리만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죠. 그래서 압박 면접보다는 편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심층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솔직한 면모를 알아내는 면접방식을 활용합니다.'
역동과 혁신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만큼 지원서에서부터 일정한 양식이 없다. 지원자는 자신의 개성이 돋보일만한 항목을 정해 국문이든 영문이든 작성하면 되며 어학테스트, 인적성 검사 등도 실시하나 가장 중요한 채용 과정은 직접 면대면을 하게 되는 면접이다. 실무자, 해당부서장 면접을 기본적으로 하고 직급에 따라 HR 디렉터와 총지배인의 면접을 거치게 되는데 여기서도 계층별 다양성을 반영하고 글로벌 호텔에서 겪게 될 다양한 문화적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 면접, 영어면접 등도 시행한다.

세계가 우리의 무대
W서울 워커힐은 9개의 호텔 브랜드를 가진 스타우드 그룹의 공통 인사정책에 기초하고 있다. 서상원 HR 디렉터는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스타우드의 HR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우리나라 및 W서울 워커힐에 최적화된 인사제도로 적용시킨다. 더불어 스타우드 글로벌 기업문화와 국내 현지 기업간의 융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스타우드의 가장 차별화되는 글로벌 HR 전략은 인재망을 글로벌 차원으로 관리하며 브랜드간 활발한 인력과 역량 이동을 통해 우수인재를 유지 확보한다는 것이다. 스타우드내 신규 호텔 오픈이 있거나 기존 호텔이 가진 차별화된 스킬, 노하우, 프로모션 등의 추가인력이 필요할 때 태스크포스나 필요 스킬을 서로 교환하는 크로스 트레이닝 제도를 통해 직원들은 전세계의 스타우드 계열 호텔에서 커리어를 펼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태평양은 급속도로 호텔이 확장되는 추세로 인재 충원 니즈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규 호텔에 필요한 탤런트, 즉 직원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W서울 워커힐과 같은 기존 호텔에게는 인재육성이 HR의 최고 화두다.
'스타우드 커리어스라는 글로벌 공통 경력개발 프로그램 덕분에 글로벌 차원으로 인력의 이동, 승진이 가능합니다. 개개인의 경력개발경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호텔과 탤런트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경로설계를 하는데 엔트리 레벨 트랙, 미드 매니지먼트 트랙, 이그제큐티브 매니지먼트 트랙 3단계로 구성되며 각 직책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죠. 총지배인, 부총지배인, 디렉터급의 개발경로인 이그제큐티브 매니지먼트 트랙은 특히 기업의 전략적 리더십 팀을 키우는 만큼 리저널과 디비전 차원에서 계속적으로 교육 방향을 논의할 정도로 특별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탤런트 리뷰를 통해 매년 주요 포지션에 대한 직무 적합성, 역량, 잠재성 등을 심층 분석해 승진 및 이동 등의 인력운영계획 뿐만 아니라 후계자 양성 계획도 수립하죠.'
호텔내 다양한 직무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관리자로서 성장할 수 있기에 직무 이동을 널리 장려하는 편이다. 스타우드는 인재육성센터를 온라인으로 구축해 직무별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에 현재 본인 업무가 아닌 타 직무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호텔리어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리더십, 코칭도 충분히 학습이 가능하다. 타 직무의 스킬을 크로스 트레이닝하는 경우도 많아 경영지원부서가 칵테일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세상에 우리는 오직 하나
W서울 워커힐의 직원은 이름표를 달지 않는다. 독특한 W의 조직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W는 고객이 직원의 이름표를 찾기 전에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그의 니즈를 파악해 해결해줘야 한다고 믿는다. 놀랍게도 W서울 워커힐은 직원들에게 90도 각도의 인사, 미소법이 아닌 장난치는, 시시덕거리는으로 직역되는 'flirty' 하도록 시킨다. 정형화된 표정으로 획일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고 고객이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먼저 애정을 갖고 나서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W에서는 서비스 교육보다는 W브랜드가 어떤 성격인지 인지시키는 핵심가치 내재화 활동을 많이 하는 셈입니다. 패션-음악-디자인 각 부문에 디렉터를 둠으로써 타 호텔에 없는 직무 타이틀을 만들고 트렌드에 맞게 새로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등의 W 브랜드를 이해시켜 직원 스스로가 어떤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게 하죠.'
같은 직무라도 부르는 명칭에 따라 역할은 달라진다. W서울 워커힐에서는 도어맨을 도어 앰배서더, 프론트데스크를 웰컴 데스크, 하우스키퍼를 룸 스타일리스트라고 부른다. 직원들은 자신을 공간 정비나 체크인-아웃해주는 사람 정도가 아닌 객실을 최고의 상태로 스타일링하고 고객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자각한다. 그만큼 스스로 직무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 자부심과 책임감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W인사이더라는 직무는 보통 호텔의 로비에서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과 서비스를 제공하던 컨시어지를 W에서 달리 부르는 명칭입니다. 관광지, 맛집 등을 소개해주고 항공권, 공연 예약 등을 고객의 요구에 따라 신속히 해결해주는 W만의 전문적인 고객 접점 직무인데, 우리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고객에게 최고의 정보뿐만 아니라 트렌드도 알려주고 고객과 교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시회나 파티 등에 참여하도록 지원합니다.'

변화에 둔감하다면 성장에 한계 온 것
서상원 HR 디렉터는 스타우드 내에서 총 16년차, W서울 워커힐에서는 2년차를 맞은 베테랑 호텔리어로 경력 중 약 10년 가까이를 스타우드의 HR에 몸담아왔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진출하던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호텔에 근무하던 사촌 누나로부터 국내 관광과 호텔산업의 밝은 전망을 듣고 호텔리어에 관심을 가졌고 군제대 후 관광선진국인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호텔관광을 전공으로 유학한 뒤 호텔업에 입문했다.
'처음엔 재무팀에서 호텔회계를 담당하다 멘토이셨던 임원이 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친화력을 높이 평가하시고 인사팀으로 추천해주셨습니다. 호텔의 커진 인건비만큼 그 관리의 중요성이 이슈가 되면서 재무 관리적 요소가 HR에 필요했던 것이죠.'
재무전문성을 갖추고 해외 유학파인 서 디렉터가 자기개발을 하는 부분은 놀랍게도 영어와 트렌드 조사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에서 근무할 때는 프렌차이즈라는 특성 때문에 10년이 넘도록 영어를 사용할 일이 없었던 반면, W서울 워커힐에서는 영어 활용도가 높아 스타우드 글로벌 잉글리쉬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또한 W는 패션-뮤직-디자인 분야에 특화가 된 호텔인 만큼 인재관리와 육성을 책임지는 HR 리더부터가 이 분야에 뒤쳐져선 안 된다. 젊음이 붐비는 곳, 트렌디한 맛집, 전시회를 자주 가고 휴가 때도 스타우드 내 타 브랜드 호텔을 체험하는 노력 덕분에 유행을 선도하는 HR리더로 불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개인적 인재관도 변화와 혁신에 있다.
'열정을 갖고 정당하게 도전하는 인재,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하려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W의 조직문화도 이렇게 만들기 위해 팀원과 항상 고민하죠. 변화에 둔감한 것은 성장에 한계가 왔다는 뜻이라고 봐요. 항상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려는 노력이 경쟁력을 갖추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인재의 모습이 아닐까요.'
서 디렉터는 변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지 말라는 따끔한 충고를 덧붙였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호텔의 화려한 외관만 쫓지 말고 인턴십, 실습,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본인에게 맞는 일을 찾길 권했다. 또한 인사담당자들에게는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구성원과의 신뢰가 깨지고 그 제도는 수용되지 못하는 만큼 예외 없이 원칙을 반드시 지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어려운 인사의 도전적 성격이 인사의 최대 매력임도 밝힌다.
'회사와 구성원 모두에게 환영받는 제도를 만들기는 참 어렵죠. 하지만 그렇게 고민한 제도와 프로그램이 그들에게 동시에 만족을 줄 때 가장 인사가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호텔에서는 구성원의 소통능력 등이 고객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HR에게 고객은 일단 직원인 탤런트라 보고 그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 합니다. 장단점을 파악해 단점을 보완해서 조직문화가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와 개개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때 인사담당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